Friday, July 1, 2011

아내의 부재

아내가 시험 준비 때문에 한달간 서울에 가 있기로 했다.
이 말은, 즉 나와 아들이 아내/엄마와 한달 동안이나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이 떨어져있는 첫째 날인데 나는 벌써 병치레를 했다.
며칠 전부터 소화가 안되고 체기가 있고 그랬던 것이다.
내 '머리'는 아내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이러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데
몸과 마음을 포함한 전체로서의 '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나 보다.
역시 사람이란 뇌로만 만들어진 존재는 아니다.
뇌도 나의 부분, 그것도 그렇게 믿음직스럽지만은 않은 부분일 뿐이다.
아내의 부재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내 '뇌'가 계산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물론 뇌가 계산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것이 뇌의 한계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뇌는 그 정도까지 밖에 계산하지 못한다.
뇌 자신보다 더 큰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이제 10개월 된 내 아들은  아내의 부재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
아니 받아들인다기보다 아예 모르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기도 하다.
10개월짜리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는 거고 보이면 있는 거니까..

아내와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경우는
연애 시절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어쩌겠나, 잘 견뎌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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