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11, 2012

기억에 남는 스승

기억에 남는 스승이 한분 계시다.
대학시절 내 전공이었던 철학과 교수님이시다.
고교시절부터 수재였던 그분이 지방 명문고를 수석졸업 하고 서울대 철학과에 입학했을 때, 당시 서울대 교수들이 의아해했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받은 친구가 왜 법대나 의대에 안가고 철학과에 왔느냐며..

그 교수님은 학부시절부터 학생들에게 독어를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독어에 능했는데, 우연히 프랑스 신부님을 만나 불어를 배운 후 그분의 추천으로 프랑스로 유학, 파리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귀국한 후, 내 모교에서 서양철학을 강의하고 계셨다.

그분과의 만남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언제인가 그분의 연구실에서 나눴던 대화 때문이다. 말씀하시길 공부를 계속해오다 보니 젊었을 때 가르쳤던 내용 중에 자신이 잘못 이해하고 가르쳤던 내용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때 자신의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에게 잘못된 내용을 가르친 자신의 잘못이 너무 크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것이었다. 그 당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지성의 소유자인 노교수님이 과거 자신이 잘못 가르친 것에 대해 일개 학부생 앞에서 자책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진리 앞에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분이 계실까..

그 후로 나는 그 교수님을 마음속 스승으로 모시고 살았다.
힘들때는 가끔 찾아뵙고 고민 상담도 했었고, 철학에 관련된 물음도 가져가곤 했다. 내가 신학에 관심있어하는 것을 아신 후로는 신학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좋은 자료들을 찾아주시기도 했고 헬라어를 가르쳐 줄 수도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원하던 대학원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했던 나는 결국 진학을 포기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해야만 했다.

졸업후 일년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저녁 늦게 퇴근을 하고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갔는데, 노부부가 서있었다. 그런데 노인의 낯이 익었다. 그 교수님이셨다. 인사를 드렸더니 반가운 얼굴을 본다며 손을 잡아주셨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도착한 버스에 올라타며 교수님과 사모님의 버스비까지 같이 요금함에 넣었고, 왜 그러냐며 손사래를 치시던 교수님은 댁에 언제라도 놀러오라고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려주셨다.

아, 그 때 찾아뵈었어야 했다..
언제 한번 찾아뵈어야지 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시간이 2년정도 흘렀는데, 대학교 친구로부터 그 교수님이 몇달전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수님께 받은게 너무 많은데 나는 겨우 마을버스비만 한번 내드리고 말았다니...
허탈함과 죄송함에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었다.
자신을 돌아볼 줄 알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았던 분.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난줄 알고 떠드는, 과오를 인정할 줄 모르고 성찰할 줄도 모르는 수많은 교수들 사이에서 그 분은 별처럼 빛나던 분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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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