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온몸의 근육이 수축되면서 숨을 내쉬기가 어려웠다. 숨을 내쉬려면 근육을 이완해야 하는데 그러면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옆에서 숨을 쉬라고 다그치는데… 그런데 그 순간, 산소 포화도가 뚝 떨어지던 그 순간,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편안했다. 그냥 이렇게 숨을 안 쉬고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이 멎는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다시 숨을 쉬어야 했다. 신장 결석으로 죽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어쨌든 묘한 경험을 했다. 인생이란 숨을 쉬면 사는 것이고 숨이 멎으면 죽는 것인데...이렇게 나약한 존재가 인간인데... 뭘 그렇게 대단한 존재인 것처럼 살려하는지... 이번에 뉴질랜드 의료 시스템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미국이었으면 꽤 많은 의료비가 지출되었을 텐데, 뉴질랜드에서는 무료였다. 물론 세금을 더 내기는 하지만, 어쨌든 세금이 제대로만 쓰인다면 사회는 훨씬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의료비 걱정만 없어도 얼마나 부담이 덜한 사회겠는가.
(나중에 알고 보니 숨을 안 쉬는데도 편안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몰핀의 부작용 때문이었다. 몰핀이나 펜타닐 같은 오피오이드 계열 마약성 진통제에 이런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마약은 숨을 안쉴 때 느껴지는 고통마저 무화시키는 무서운 힘이 있는 물질인데 이런 위험한 물질을 의료계 바깥에서 만들고 유통시키는 자들이 있다니 인간은 도대체 얼마나 잔인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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