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12, 2015

상처 많은 사람들

이곳에도 역시나 목사나 교회로 인해 상처받은 성도들이 많이 있었다.
그분들을 만나보니 나도 참 힘들었다. 목사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내가 할 말이 무에 있겠는가. 그러나 그들이 나를 부른다면 그들의 부름을 거절할 수는 없는 법. 그것이 목사의 운명아니겠는가. 때로는 의도와 상관없이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며, 주님의 양을 돌보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하는..

상처의 관점에서 인간관계를 본다면 인간 관계는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관계이다. 대개의 경우 의도치 않게 상처가 발생하는데, 이를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상처에도 꽤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다시 운전대를 잡는 사람도 있고 사고 이후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면의 상처에 민감한 사람들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입고, 행동 하나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말한다.

아내는 선천적으로 혈소판 수치가 낮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충격에도 멍이 쉽게 들곤 한다. 그것 때문에 아이를 낳을때 고생을 좀 하기도 했다. 이 증상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냥 남들보다 조심하며 평생을 살아야 한다. 반면 조금 조심하며 살면 아무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멍이 잘 드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 멍이 잘 드냐며 타박하는 사람이다. 멍이 들고 싶어서 드는 게 아니라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났을 뿐인데 말이다.

상처 받았다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조건 지워졌을 수도 있다. 그 조건을 바꿀 수 있으면 바꾸면 좋지만, 못 바꾸면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별거 아닌 일에도 상처를 받느냐고 타박하면 안된다. 그냥 좀 조심스럽게 대해주면 되고, 그렇게 조심스럽게 대했는데도 상처가 나면 그런 부분은 또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상처를 쉽게 받는 사람이라고 아예 만나지도 않으려고 하면 그 사람은 어찌 살아가란 말인가..

돌이켜보면 내 주변에도 나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고 하는 분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전혀 의도하지도 않았었고 거기에 오해까지 덧붙여져 일어난 일이었지만 인간 삶에 이런 일은 비일비재 할 것이다. 의도하셨던 그렇지 않으셨던지 간에 예수님의 말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도 얼마나 많았겠는가(바리새인, 서기관,부자 청년, 가나안 여인..).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이 무서워서 무슨 일을 안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혜롭게 상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 나가는 게 내가 선택해야할 삶의 방식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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