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15, 2016

중환자실에서의 기도

중환자실 병상에 누워 각종 선들을 얼기설기 달고 있는 30대 후반의 그를 보니,
거의 비슷한 모양새로 역시 중환자실에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셨던 장모님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그의 병상 옆에서 나는 기도를 해야했다.
기도를 해주고 싶어서 그의 가족들과 함께 그 곳에 들어갔던 터였다.
그런데 그의 모습을 보니 소리를 내어서 기도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었다.
주님께서 그 자리에 이미 와 계시고 이미 그의 아픔을 나눠 지고 계시는데,
내가 할 말이 무엇이 있을까..
그래도 가족들을 보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이런저런 위로와 격려의 말들을 해줘야 했다.
입을 열고 마음을 다해 그렇게 기도해주었다.
나는 진심으로 그가 일어나길 바랐다.
그렇지만 그 순간 내 머리 속에서 나는 객관적인 의학 정보와 싸우고 있었다. 통계와 싸우고 있었다. 내 경험과 싸우고 있었다.
객관적인 정보상, 수치상, 경험상 그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퇴원하긴 어려웠다.
안다.
그런데 그걸 믿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뭔가 다른 걸 믿고 싶었다.
하나님이 그를 정상적인 상태로 일으키는 것을 믿고 싶었다.
내 이런 믿음은 여러번 배반 당했었다.
그래도 나는 객기를 발휘하여 똘아이처럼 다시 믿고 싶었다.
사랑의 하나님과 능력의 하나님, 둘 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살려내십시오, 하나님!!"
이 한 마디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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