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몸이 자주 아프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허리를 다쳐서 고생했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전립선과 신장에까지 염증이 생겼다. 초기에 항생제를 먹긴 했는데 균을 다 잡지 못했나보다. 이번에 2차로 더 센 항생제를 먹고 있다. 신장이 아픈 적은 처음인데 꽤 불편한 통증이다. 갈비뼈 아랫쪽 등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전에 결석이 생겨서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통증이 꽤 압축적인 통증이었다면 이번 통증은 좀 넓게 울리는 통증이다. 10일간 하루 네 번씩 항생제를 먹기로 했다.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데 내 몸은 그렇지 못한가보다. 근 10년동안 대상포진, 결석, 이석증, 갑상선저하증,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신장염까지 경험하고 있다. 그래도 심각한 질병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건강은 확실히 자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떤 병이 들지 알 수가 없다. 젊었을 때 병원 한번 갈 일이 없었는데 지금은 병원 가는게 익숙해졌다.
병에 걸리지 않으면 좋겠지만 걸려도 별 특별한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이런 병도 있구나, 이런 아픔도 있구나 하는 걸 배우고 있다. 신장염에 걸리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게 좋다고 해서 당분간은 커피를 마시지 않으려 한다. 내가 오랫동안 즐겨했던 낙이 커피를 마시는 것이었는데, 이제 얼마간은 커피도 못 마시게 되었다. 그런데 별로 아쉽지 않다. 그냥 안 마시면 되는 거니까.. 다른 사람을 돌보는 일은 어렵지만 내 몸을 돌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제는 병들고 아픈 것에도 초연해진 것 같다. 아픈 것도 일상이요 건강한 것도 일상이다. 응급실에도 세 번 실려간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그냥 그랬던 것 같다. 아픈 게 특별하지 않은.. 그냥 그럴 수 있는.. 약이 있으면 먹으면 되고, 먹지 말아야 되는 게 있으면 안 먹으면 되고.. 나으면 낫는 거고, 안 나으면 그냥 같이 가는 거고.. 갑상선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경우는 지금도 매일 약을 먹고 있다. 그냥 일상이 되었다.
아내가 걱정을 하니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아픈 것에 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냥 모든 면에서 자유로워진 것 같다.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욕심도 없고.. 그렇다고 삶이 즐겁지 않은 것도 아니고.. 요즘 봄이라서 뒷 마당에 자주 나가서 앉아있는다. 잔디와 나무와 꽃들이 너무 아름답다. 늘 보는 것들이지만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어떻게 저렇게 겨울을 이겨내고 새싹들을 피워내는지..
밤에 나가서 일하는 것도 재밌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도 친해졌고.. 손목이 시큰거릴 때가 많지만 몸을 움직여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아름다운 세상이다. 내 몸은 자주 아프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이만큼 살아올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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