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17, 2012

만나

오늘도 5시간 동안 열심히 만나를 줍고 왔다.
거의 4시간 동안 진공청소기를 맨채 카펫에 묻은 작은 티끌들만 찾아다니니
만나 줍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열심히 청소하고 받는 최저임금이 우리 집의 만나이다.
나는 내 만나를 줍고
아내는 또 다른 곳(요양원)에서 자기 만나를 줍는다.
이걸로 우리 세식구가 사는 거다.
만나를 쌓아둘 수 없듯이 최저임금도 쌓이지 않는다.
그날 벌어서 그날 쓰면 그걸로 끝.
내일은 내일의 만나로 살 것.

이 광야 생활이 언제 끝날까 싶다가도,
광야를 벗어났을 때 만나게 될 어려움들이 지금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기에,
속으로 매번 "여기가 좋습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광야에서는 자신과의 싸움만 하면 되지 않는가..
자신과의 싸움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에게는 이 싸움이 제일 쉬운 싸움이다.
자신만 지키면 되는 싸움은 얼마나 쉬운 싸움인가..
악과의 싸움, 체제와의 싸움,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싸움들이 훨씬 어려웠다.

매일매일 만나 줍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이 정도 쯤이야.. 눈감고도 하는 거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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