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10, 2016

데라와 아브라함

데라에게는 삼형제가 있었다. 아브람, 나홀, 하란.
하란은 어린 자녀 롯과 밀가, 이스가를 남겨두고 일찍 죽었다.
아브람은 사래와 결혼했지만 사래가 임신하지 못하므로 조카 롯을 아들처럼 챙겼을 것이다.
또 다른 질녀 중 하나인 밀가는 아브람의 동생(또는 형) 나홀과 결혼을 했다.
데라는 아들 아브람과 며느리 사래, 죽은 아들 하란의 자식인 손자 롯과 함께 자신의 삶의 터전이었던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했다.
그런데 그는 가나안으로 가던 중 하란이라는 지역에 이르렀을때 여정을 멈추고 그곳에 거류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이백오 세가 될 때까지 살다가 죽는다.
데라는 왜 가나안까지 가지 않고 하란에 머물렀을까.
왜 다른 지역이 아니고 하란인가.
여기서부터는 상상의 영역이긴 하지만 혹시 데라가 하란에 머물렀다는 표현은 데라가 아들 하란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상징적 표현이 아닐까..
자기의 삶의 터전을 떠나기는 했지만, 젊은 나이에 죽은 아들까지 떠나지는 못한.. 과거에 붙잡힌.. 그래서 새로운 땅으로의 여정을 계속할 수 없는 그런 존재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아브람은 아버지 데라의 결정을 존중해 준다.
이제 그만 가나안으로 가시자고 재촉하지 않고 그곳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함께 거한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슬픔과 외로움에 잠겨 있을 아브람에게 나타난 하나님을 아브람은 새로운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데라와 아브람의 나이를 계산해보면 아브람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란을 떠났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되면 아브람이 형제 나홀에게 아버지를 맡기고 길을 떠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창세기 28장 10절에 보면 야곱의 어머니 리브가가 야곱을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보내는데 그곳이 하란이었다. 29장에서는 야곱이 어느 우물가에서 하란에서 온 목자들에게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냐고 묻고 그들이 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브람은 하란을 떠났지만 나홀과 그의 자손들은 하란에 계속 머물러 살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갈대아 우르를 떠났던 아브람은 이제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 하란을 떠난다(창 12:4).
먼저 죽은 아들을 잊지 못해 가나안까지 가지 못한 데라와 달리 아브람은 가나안까지 갔을 뿐만 아니라 이집트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나중에는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바치기까지 한다. 아브람은 데라의 아들이었지만 하나님을 만나고 난 후 확실히 데라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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