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은 찾는 것인가? 추구하는 것인가? 찾는다는 말은 찾고 있는 대상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하나님의 뜻을 찾는다는 말은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우리에게 보이지 않도록 숨겨놓았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숨기시는 분이신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성경을 통해서 이미 밝히 계시하셨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어떤 것이겠지만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은 성경을 통해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 이미 드러나 있는 것이다 (히 1:1-2). 따라서 하나님의 뜻은 찾는 것이라기 보다는 분별하고(롬 12:2) 이해하고 (엡 5:17) 행하는 (막 3:35)것이다. 즉 하나님의 뜻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실제로는 “내 뜻”을 찾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다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기도의 동기(motivation) 중 상당수가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답을 얻고자 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기도에서는 이미 성경을 통해 제시된 하나님의 뜻은 철저하게 무시된 채 오직 자신의 이기적인 모습만이 드러날 뿐이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할 것을 요구한다. 성경에 드러난 하나님의 뜻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에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하나님이 그 분의 자녀들과 함께 거하게 될 곳이며(공간) 또는 그러한 상태(통치)를 지칭한다. 성경은 우리가 죽음을 넘어서 하나님의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고 (미래) 이 땅에서 사는 동안에는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살아가야 한다 (현재)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있는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방법으로 성경은 단 하나의 길만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이 말은 영적으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 상태를 의미한다 (고전 6:17).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었기에 우리는 이제 그리스도의 영의 보호를 받는다. 그리스도의 영이 하는 일은 그리스도의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요 14:26). 즉 성령이 우리의 영혼 속에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을 깊이 각인시킴으로써 우리를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변화시켜간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살면서 보여주셨던 그 모습으로— 말씀을 선포하고 죄인을 구원하고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게 살아갔던—변화되어 가는 것이다 (엡 4:13). 이러한 삶이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크리스천의 삶의 목적이며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렇게 우리에게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명백히 주어졌다면 이제 우리에게 요구되는 모습은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것이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보다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하면 행할 수 있는가? 이것이 우리의 기도의 내용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삶은 쉽지 않다. 인간의 죄 된 본성이 하나님의 뜻을 언제나 거스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넘어서 하나님의 뜻에 일치한 삶을 살아가려면 우리의 내면이 반드시 변화되어야 한다. 우리의 속사람(inner man)이 나날이 새로워져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고후 4:16). 따라서 우리의 인격이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생략한 채 단지 어떠한 선택의 순간에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내려고 하는 모든 시도는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모습이 아닌 것이다. 자신의 기호와 욕망을 채우려는 데 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가? 그것은 하나님의 뜻과 전혀 관련이 없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the image of His son)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 (롬 8:29).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우리의 욕심대로 변화시켜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예수님을 통해 보여졌듯이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자신을 위치 시키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전혀 흔들림 없는 온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변화되는 삶. 이것이 이 땅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추구해야 할 하나님의 뜻이다.
이러한 삶은 당연히 개인의 지평을 넘어선다. 인격은 하나님 나라의 최소한이다. 이 인격은 그리스도 안에서 나를 넘어서게 되어있다. 하나님 나라는 나만의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으며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실 하나님 나라는 인종 성별 외모 경제력의 차이를 넘어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삼는 모든 사람들이 성령 안에서 의와 평화와 기쁨을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는 나라이다 (롬 14:17). 따라서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는 나만의 의로움 나만의 평화 나만의 기쁨을 넘어서 우리의 의로움 우리의 평화 우리의 기쁨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 이에 반하는 모든 악의 세력에 우리는 대항해야 하며 연대해야 하며 이런 힘을 얻기 위해 더욱 기도해야 한다.
이 땅에 하나님의 자녀로 살면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은 아직도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악의 세력들이 판을 치고 있는데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그 세력들과 내적 외적으로 싸우면서 어찌 하나님께 기도 드리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우리는 기도할 수 밖에 없다. 하나님 나라의 뜻을 추구하며 사는 일은 나를 넘어서는 일이기에 하나님에게서 오는 힘이 아니고는 내 뜻과 하나님의 뜻 사이의 그 큰 간격을 넘어설 수가 없는 법이다.
나는 저 사람이 싫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은 그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나는 싫은 데 하나님은 사랑하라고 한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내 뜻이 바뀔 때까지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기도를 통해서 내 뜻을 하나님의 뜻에 일치시켜야 한다. 그게 될 때까지 밤이 맞도록 피눈물로 기도해야 한다. 그래서 내 뜻이 포기되고 하나님의 뜻이 드러날 때 하나님의 나라는 드러나는 법이다.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눈물로 기도하셨던 예수님을 기억하자. 최고의 영성가이신 예수님께서도 그렇게 기도하셨는데 하물며 우리가 어찌 기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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