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8, 2013

유진 피터슨의 The Pastor를 읽고

일전에 현재 출석하고 있는 뉴질랜드 교회의 목사님이 빌려준 The Pastor라는 책을 공감하며 읽은 적이 있었다. 유진 피터슨의 책이었는데, 그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목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주제삼아 자서전으로 쓴 책이었다.

나에게 목사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내 아버지이다. 나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3학년부터 목사의 아들로 자랐다. 아버지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으나 예기치 못한 어떤 사건을 계기로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즈음부터 하나님을 믿게 되었고, 신학교육을 받은 후 목회자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의 목회관은 우리집의 가훈이기도 한 "십자가를 지자"였다. 아버지는 고난받는 길을 택해서 다니셨다.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작은 교회로 가서 그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눈물로 기도하시다가, 기도해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만큼 편해질 때면, 그 교회를 떠나 다시 작은 교회로 옮기셨다. 교회가 자립할만큼 성장하면 다시 작은 교회로, 커지면 다시 작은 교회로..

아버지의 기도는 늘 새벽 2시에 시작되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으셨다. 교회당 제단 중앙에 걸린 십자가 아래에서 하나님과 교통하며 보낸 시간들은 아버지의 무릎과 발등에 훈장과 같은 옹이들을 남겼다. 그 굳은 살들은 아버지의 몸에 새겨진 예수의 흔적이었다. 아버지와 나는 신학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도 서로 다르지만 그 흔적은 나를 늘  겸손하고 경건하게 만든다.

유진 피터슨의 아버지는 정육점의 주인이었고, 유진은 아버지의 가게에서 일하면서 훗날 목회에 도움이 될 소중한 경험들을 많이 했었다고 한다. 어린시절의 나 역시 아버지와 아버지가 목회하시던 교회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웠다. 이제 나에게도 아들이 있고 아직 먼 꿈이기는 하지만 내 아들도 목회자가 되어 주님의 몸된 교회를 섬기는 자가 되길 바라고 있다. 훗날 내 아들도 나를 기억할 것이다. 나는 어떤 신앙의 유산을 내 아들에게 남겨줄 수 있을까.. 내 몸/삶에는 어떤 흔적이 새겨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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