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2, 2025

교회에 가는 이유

목회를 안 하고 있어도 교회에 가고 있다. 왜 교회에 가고 있는가?

나는 예수의 정신을 소중히 여기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의 몸도 소중히 여긴다. 좁게 보면 예수의 몸은 개인의 삶 속에서 구현될 수 있다. 예수의 정신을 따라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서 예수의 몸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이면 교회가 된다. 교회는 예수의 정신을 이어 받아 사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세상에 예수의 몸이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소가 된다. 몸은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다. 정신처럼 머리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머리 속에만 있다면 아직은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예수의 가르침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것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기만 하다면, 몸이 되지 않는다면, 실제 사람들의 삶을 살리고 회복시키는 어떠한 힘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한 사람이든 두 사람이든 그 정신을 몸으로 구체화 시키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이 교회이다. 물론 교회에는 그런 사람들'만'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적은 교회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곳이 교회라면 그곳에는 반드시 소수라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 사람들은 그곳에서 예수의 몸을 구현해 내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것이다. 그 소수의 사람들과 힘을 합하여 예수의 몸을 구현해 내기 위해 나는 교회에 간다. 내가 예수의 몸이라면 나는 예수라는 머리에 속해 있고 반드시 어떤 노동을 수행하고 있어야 한다. 손이든 발이든 눈이든 뭐든 몸은 그 어떤 일을 맡아서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몸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다.    

내 역할이 무엇이든 최소한 교회에 나가야 교회라는 예수의 몸에서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다. 그냥 자리를 채워주고 사람들과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하는 작은 일이라도 그 곳에 가야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의 몸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예수를 경험할 수 없다. 예수의 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예수의 몸을 만날 곳이 필요하다. 손을 잡아주고, 밥을 같이 먹고, 같이 울고, 같이 웃을 수 있는 구체적인 몸이 필요하다. 예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을 것 같아도 세상에는 아직도,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이 있고 있을 것이다. 

몸은 주어지지만 만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다. 주어진 몸을 잘 만들어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절제와 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회에 가는 것도, 예수의 몸을 만들어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몸을 소중히 여긴다면 그 어려운 일을 하려 할 것이다. 몸 상태가 나빠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건강을 회복하려 할 것이다. 내가 지금 다니는 교회도 마냥 좋기만 한 상태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교회는 예수의 정신이 있는 교회이기 때문에 나는 예수의 몸의 일부로서 내 역할을 할 수 있는만큼 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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