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19, 2011

흙과 인간

아이가 흙을 좋아한다. 내가 텃밭을 일구는 모습을 보고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꼬챙이 하나를 손에 쥐고 이곳 저곳 기우뚱기우뚱 옮겨다니며 땅을 헤집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농사군의 모습이다. 게다가 이녀석은 흙을 먹기까지 한다. 아직은 모든 것을 입에 집어넣는 시기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흙은 먹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만이 머리에 박혀있는 나로서는 흙을 입에 넣는 아이의 모습이 영 생경하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나 역시 저 나이때는 그랬을 것인데 말이다.

흙을 좋아하는 아이를 보다가 문득 우리의 몸이 흙에서 나왔다는 창세기의 구절이 떠올랐다. 우리의 몸이 흙으로 만들어졌고, 다시 땅으로 돌아갈거라는 그 신비로운 말씀말이다. 그 말씀에 의하면 아이가 흙을 좋아하는 것은 정말 말그대로 자연스러운 일이다. 흙에서 동질감을 느낄테니 말이다. 몸과 흙을 하나로 본 고대 히브리인들의 통찰력에 다시 한번 놀라다가 흙 안에 깃든 생명의 현묘함에 잠시 아득했다. 내 눈앞에서 이리 저리 움직이며 흙을 헤집는 저 아이의 생명은 과연 어디에서 온것일까..  내 생명은 어디서 온 것일까.. 몸은 흙에서 빌려썼는데 흙이 아닌 생명은 또 어디에서 온 것일까..

기독교 신앙은 생명의 근원을 하나님에게 둔다. 쉽게 말하면 생명이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생명이 내 것이라면 함부로 할 수도 있겠지만, 생명이 내 것이 아니라면?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면?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생명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히 그 귀한 생명이 깃들어있는 몸도 소중히 여길 것이다. 하나님도 몸을 먼저 만들지 않았던가.. 몸이 없으면 하나님의 숨이 담길 곳도 없는 법. 하나님은 아이를 통해 숨쉬고 아이는 흙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흙(자연)과 그곳에서 나온 인간을 통(사랑)하지 않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그런 방법이 있다고 지랄하는 자의 소리는 모두 무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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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