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킨스를 비롯한 새로운 무신론자들은 "초자연적 인격신"에 칼을 겨누었지만, 진보적 현대신학의 신이해는 이미 그러한 신이해를 벗어나 있기에, 많은 진보 그리스도인들에게 도킨스의 칼은 예리하기는 하나 허공을 가르는 칼 밖에 되지 못한다.
나는 신 존재를 인정하지만 그 신이 사람처럼 생겼고 직접 말을 한다는 진술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그러한 신 이해에 온전히 매여있지는 않다. 물론 대화를 하려면 그 무엇이든 무생물이든 동물이든 인격화 할 수 밖에 없으니 그런 목적으로 인격화된 신은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신이 실제로 인격이라는 믿음은 굳이 받아들여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신에게는 인격보다는 신격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는가. 그리고 그 신격은 우리가 그분을 우리의 관념 속에 잡아두기 위해 수없이 던져왔던 인격이라는 올가미를 유유히 빠져나가는 어떤 것일 것이다.
신의 실체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말이 가장 정확한 말이다. 물론 성서를 통해 계시된 하나님이 있지만, 그 계시는 인간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기에 인간 언어의 한계를 그대로 안고 있다. 누구든 성서에 기록된 하나님을 통해 하나님을 100퍼센트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교만에 빠진 사람이다. 그 계시는 시공간에 매여있는 인간이라는 조건에 의해 제한된 계시이기 때문이다. 그 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을 논할 때 그 논의의 빈 공간들을 채우려 애쓰기 보다는 그저 비워두어야만 한다. 그 편이 채우려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다. 채우려면 모르는 것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은 철저하게 인간적인 것이지 신적인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실체는 모르나 그 실재는 인정하는 자세. 그 실체를 초자연적 인격신으로 고정시켜 놓기 보다는 좀더 유연하게 열어놓는 자세.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할지라도, 그냥 모르는 상태로 놓아두는 자세. 이런 자세가 우리에게 더 필요할 것이다. 하나님은 그저 계심으로 충분한 분이시다.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
-
얼마 전에 한국에서 방문한 친구가 선물로 탁구 러버를 몇 장 가져왔었다. 내가 써보고 싶은 러버들을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줬더니 선물로 사 가지고 온 것이었는데 그 중의 1순위가 디그닉스 09C였다. 작년에 한국 방문시 09C를 처음으로 사서, 역시 한...
-
여자 탁구 선수들 중에 처음 봤을 때부터 호쾌함이 돋보였던 선수가 일본의 사츠키 오도였다. 사츠키 오도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저 선수가 복싱도 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가벼운 스텝이나 빠르고 강력한 스윙을 보고 있자면 복...
-
이번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 드디어 새로운 장비를 구입했다. 나름 리서치를 좀 해서 블레이드는 옵차로프 ALC, 전면에는 디그닉스 09C, 후면에는 디그닉스 80을 구매했다. 옵차로프 ALC: 중량은 내가 방문했던 매장에 더 가벼운 것이 없어서 89g...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