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10, 2011

축령산 소나무

장성 축령산에 다녀왔다.
축령산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으로 유명한 곳이다.
두 나무는 잎사귀의 생김새를 제외하고는 외관상으로 매우 흡사하다.
편백나무는 잎이 퍼져있고 삼나무는 뾰족한 데, 둘 모두
전봇대처럼 곧게 뻗어 하늘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 이국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산행에서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편백나무 삼나무가 아니라
편백나무 숲에서 곧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였다.
우리가 산에서 흔히 보게되는 보통의 소나무는 곧게 뻗지 않고 약간 구불거리며 자란다.
그런데 놀랍게도 평균 18m나 된다는 이곳 편백나무 숲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마치 자기도 편백나무인 것 마냥 곧게 자라고 있는 것이었다.
그 나무를 덮고 있는 소나무 껍질만 아니었다면,
18미터나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외관만 보고 영락없는 편백나무로 착각할 정도였다.
그 옆 소나무만 있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구불거리며 자라던 나무가
편백나무로만 둘러쌓인 곳에서는 편백나무처럼 곧게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새삼 주변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이었다.
환경은 본성마저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반면,
편백나무 숲에서 자란 소나무는 행복할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겉보기에는 쭉쭉 뻗은 모습이 보기 좋아보이긴 하지만
소나무는 소나무들 사이에서 구불거리며 자라는 게 더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말이다.

(소나무 숲에서 편백나무가 자란다면, 편백나무도 소나무처럼
구불거리며 자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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