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12, 2011

자비량 목회

나는 예전부터 작은 교회 공동체를 꿈꿔왔고 그를 위해 Bi-vocational/Tent-making/자비량 목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아니 오히려 자비량 목회를 더 적극적으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Bi-vocational이라는 용어는 미국 침례교, Tent-making은 미국장로교, 자비량은 한국교회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다).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한데, 무슨 직업으로 자비량을 할 것인지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으면 좋겠고, 사람을 직접적으로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유는 내가 천성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어서 혼자 있어야 에너지가 충전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목회는 필연적으로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인지라,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은 사람을 상대하며 소진된 에너지를 혼자 있는 시간에 충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자비량 직업까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면 에너지 소진이 너무 심해서 목회까지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내가  큰 무리없이 바로 배울 수 있는 기술은 페인트칠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파트타임으로 꽤 오랫동안 페인트를 칠해보았고,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다,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곳에서 페인터로 취직할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페인터 구인이 많지 않은데다 아이 때문에 저녁에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인터 다음으로 생각해본 직업은 수의사이다. 이 직업 역시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고, 사람이 아닌 동물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내 기준에 부합하는 직업이다.
물론 이 생각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부하는데 5년이나 걸리고, 공부가 어려워서 졸업을 장담할 수도 없을 뿐더러, 학비도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실현된다면 안정적으로 목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긴 하다.

대개의 작은 교회는 전임 목회자를 먹여 살리는데 재정을 거의 다 소비하고 있다.
교회가 목회자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내가 중, 대형 교회 목회를 꿈꾸는 목사라면 자비량 목회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저 내가 만난 예수, 내가 깨달은 목회와 목사정신에 충실하고자 할 뿐이다.
그리고 그러려면 자비량 목회를 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 부분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나도 아직 내가 어떤 목사가 되어갈지 장담할 수 없다.
자비량 목회를 과연 할 수 있을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나에게 확실한 것은 최소한 내가 그 길을 가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후는 내 삶으로 확인해 나갈 뿐이다.

5 comments:

  1. 저 역시 같은 생각이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생계를 유지할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소위말하는 회중들의 요구에 부합하기보다 성경에 부합한 말씀을 주해해 나가는 데에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주님을 믿으라 했지 그 외에 다른 것을 믿는 것으로는 구원을 얻을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것에 몰두하고 주님을 종처럼 부리는 것에 놀라게 되는 요즘입니다.

    주님께 조금 더 나가시기를..
    그보다 주님께서 더 가까이 다가오시기를...

    오늘도 그 간절한 바램 하나 만으로
    충분히 기쁘게 살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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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그러시군요. 반갑네요. 목사님 말씀에 저도 동감합니다. 끝까지 주님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저희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겠지요.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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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목사님 저도 자비량 목회를 수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사실요즘 새로운 일을 찾고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 저는 오래동안 사람을 상대로하는 세일을 해왔는데,고객이 주는 어려움보다 회사 내부에서 경쟁관계로 인해 동료들이 주는 어려움이 더 크네요.
    장거리 경주가될 이민목회, 자비량목회란 가시밭길을 가시는 모든분들께 격려와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주안에서 승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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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자비량 사역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글을 보니 너무 반갑네요. 스스로 재정으로 인해 주님의 사역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아 자비량 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
      사업도 해보고, 일자리도 여기저기 찾던 중 - 목회자들이 할만한 일자리 찾기가 참 어렵더군요 - 정말 좋은 사회적 기업을 찾게 되었습니다.
      모든 자비량 사역하시는 목회자분들에게 함께 하며 도움을 드리고 싶어
      댓글을 남김니다. 저희 기업에는 목회자들과 기독교 인들이 대부분이랍니다. ^^
      관심있으신 목회자 여러분들의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

      010.8827.9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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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답글을 이제서야 보았네요. 한국에서 자비량 사역을 하고 계시나요? 한국 상황에서는 자비량 사역이 외국에서보다 배는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내부 경쟁도 만만치 않죠. 저도 예전에 직장생활을 해봐서 회사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2013년 새해에는 좋은 일자리 찾으시길 바라겠고요. 힘내시고 건강한 교회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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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